흥(興): 흥이 무엇인가는 정확하게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사실 이른바 흥이라는 것을 보면 왜 흥이라고 부르는지는 알겠는데, 이걸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올바르다. 굳이 억지로 말로 표현하자면, 연역적 감정의 전파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하여 하안과 공안국은 인비연류(引譬連類)라고 표현하였으며, 주자는 감발지의(感發志意)라고 풀이하였다. 다만 하안의 해석에 대하여서는 그럼 비와 흥은 뭐가 다르냐는 반론이 따르게 되기에, 현대 학자들은 주로 주자의 감발지의의 해석을 따르고 있다.
한문 운문의 대표적인 유교 고전으로 동아시아에 전해 내려온 만큼, 각종 사자성어나 한자어로 된 고풍스러운 단어 및 개념은 시경에서 따온 것이 많다. 전근대 동아시아 왕조들의 연호 중 상당수가 시경에서 유래했다. 아직도 왕조가 유지되는 일본에서도 레이와 시대 이전까지는 항상 시경 또는 서경에서 글자를 따와 연호를 정해왔다.
임진왜란 때의 재상 류성룡이 저술한 징비록(懲毖錄)의 제목이 바로 이 시경의 한 구절에서 유래했는데, 시경 소비편의 "내가 지난 잘못을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予其懲而毖後患:여기징이비후환:)"는 구절에서 따 온 것으로, 소비편은 위의 구분에서 송(頌)의 '주송'에 포함되어 있는 편이다.
(1) 실전된 6편은 소아(小雅)에 속하는 남해(南陔), 백화(白華), 화서(華黍), 유경(由庚), 숭구(崇丘), 유의(由儀). 이 작품들은 내용없이 이름만 전한다.(2) 왕이 신하들과 나랏일을 논하는 공간.